당신생각
11/23
아침에 일어나 엄마 얼굴을 본다.
잘 잤는지 기분은 어떤지.
어느땐 눈물이 주루룩 흘러있다.
어떤 마음이었길래 눈물을 흘렸을까.
지금 나도 눈물이 자꾸 흐른다.
지금 내마음과는 다른 눈물이었겠지.
살고 싶어 했는데.
11/23
아픈사람 보면 불쌍하다.
길거리를 가다가도.
건강해야 한다. 죽으면 끝이다.
엄마 눈물이 흘러 귀밑까지 내렸다. 눈에 눈물이 고여도 많은 눈물인데 귀밑까지 흐른눈물은 아주 많은 눈물이 난거지...
11/25
당신 자리는 그 누구로도 세상 무엇으로도 대신할수 없겠습니다-
12/2
어제 현신이 따라 Texas 에 왔어요.
San Antonio 에내려 Austin 근처 Camp Lucy 에서 하루 묵고 오늘은 Dallas 근처 Omni Hotel에 들렀어요.
어제 오늘 바베큐 점심먹었는데 당신생각 했어요.
아침산책 하면서, 차타고 이동하면서 생각 많이 했어요.
나 혼자 여행다닌적이 없었으니 말이요.
잠 자리에 들면 더해요.
아파서 몸도 움직이지 못하고 가끔 한숨쉬던 생각하면 견디기 어려워요.
미안하오. 나혼자 여행이나 다니고.
12/3 Dallas
따라다니는 여행이지만 나혼자가 아닌 엄마와 같이 따라다니면 좋았지.
엄마한테 잘해줄걸 하는 생각이 더 난다.
12/5 Marfa
혼자 잠시 누어있다.
어제는 8시간쯤 차를 탔다
중간에 사막속에 있는 공원의 Picnic area 에서 가지고온 밥에다 통조림김치 김 꽁치 남은 스텍키로 맛있는 점심먹고.
고단했는지 입술이 부르튼다.
시큰둥하게 살아온거같 은데도 아무말 안하고 있어도 옆에 엄마가 있어야 내마음이 편한가보다.
엄마도 내가 있어야 든든하고 의지가 되었겠지.
차를 탈때도 엄마가 늘 옆에있었는데.
12/7
Becker Vineyards 에서 현신이 선물산다.
나하고 다닐때 선물사는거 싫어했지...
12/9
내 왜 미리 몰랐던가?
-지나고 나서 깨달으면 이미 늦는것을-
자주 Central City에나가 아침을 먹었지.
커피도 마시고 점심도 가끔 했지. 가게도 들러보고 지하상가도 걸었었지.
아침에는 구반포까지 걸어서 커피도마시고 쉬었다가 돌아왔지.지난해 3월달에 갔을때 개천뚝 산책길을 걸었지.
당신이 잘 따라오지 못하고 자꾸 처졌었지.
그때 내가 알아 차렸어야 했는데 미안하오.
집에 돌아오면 침대에 누었지.
그건 전에 안하든 일이었는데.
뉴욕에 돌아오기 몇일전에야 당신몸에 이상이 있다는 짐작을 했소.
같이 지내는동안 내 기준으로만 살았소.
지금 다시 산다면 당신을 다 이해하겠소.
모두가 사랑이었다는 생각을 하오.
같이 걸으면서 손잡고 갈거요.
잘때도 소잡고 자고.
걸음도 당신에 마추어 걷겠소.
식당 선택도 당신이 하라 하곘소.
현관을 나가면서 당신을 앞세우겠소.
12/9
당신과 같이 살때가 그립습니다.
뭘 먹든, 어딜 가든, 뭘 보든, 그리움 뿐입니다.
오늘은 말을 탔습니다.
날 위로한다고 여행에 데려왔지만 내마음을 달래주지는 못하는거 같습니다. 오히려 옛날 당신과 여행하던 추억들을 들추는구려.
여기오니 당신과 아리조나추억- 골프치던일 밥해먹던일 떠오릅니다.
12/10
현신이 따라 여행한지 열흘 마지막 날이다.
아무 탈 나지않고 마무리 잘돼간다.
처음 사흘은 바베큐 맛잇게 먹고 소화 잘 시킨것이 기억에 남고 먼길을 달리다가 사막 피크닉에어리어에서 쌓온밥 맛있게 먹은것.
다음은 목장체험 기억에 남을일들이다.
어딜가나 식사가 좋았고 속이 좋아져서 여행맛이 아주좋았다.
오늘 샌앤토니오 리버워크,알라모요새 보면 이번여행 끝이다.
여행하면 엄마 잊을거라는 생각은 틀린거 같다.
차를 타도 잠자리 들어도 뭘 먹어도 엄마생각에 눈시울이 젖고, 그립고, 병석에서의 엄마모습이 떠올라 미안하고 힘들다.
오늘 지나면 여행 잘 마치고 내일 12/11 뉴욕 집에 간다.
12/13
여행에서 돌아왔어요.
내 마음속에 자리한 당신이 이렇게 큰줄을 몰랐어요.
온통 당신모습 당신생각뿐이요.
12/12
나는 혼자다. 아무도 없다.
헛 살았다. 잘못 살았다.늦었다.
밖엔 바람이 세다.
창문에 부딪치는 바람소리..
심란하다.
내가 90 까지는 살래나?
전에 생각하길 80까지 살면 살만큼 사는거라 생각했는데 80이 넘으니 더 살수있을거라는 생각이 드네.
아직 친구들도 웬만큼 남아있고.
80넘기면 잘 안죽나보다.
12/17
수진이가 초대교회 못가서 혼다 타임스퀘어 교회 가고있어요.
천천히 걷고 있어요.
당신 걸음에 마추어서.
지난해 3월 서울에 가기전 당신과 여기온것이 마지막이었소.
혼자 지내는것이 이렇게 힘드는것이군요. 당신이 없으니 세상이 비었습니다. 모든 기억이 생생하세 떠오르오.전에 생각 안하든 사소한거까지.
혼자 사는 사람들 어떻게 살아 가는지?
나 혼자 사는게 미안하오/사는거 같지도 않지만.
늙어서 마지막엔 부부밖에 없다는데-
애들도 친구도 우리 같이 있을때 말하는 것이요.
12/19
방 커튼을 내리며 당신이 떠올랐소. 나는 커튼을 활짝 열고싶어 했지.
침대에 앉아 양말신으며 이자리가 당신누었던 자리임을 느꼈소.
화장실로 날 보려고 들어오다가 당신 엎어진 자리를 물끄럼이 바라봤소.
당신 옷장하나를 내가 쓰고 있소.
장문 열때마다 당신생각하오.
침대 머리맡에 당신사진보면 울컥해 집니다.
당신 퇴원하면서 사온 벽걸이 TV, 음악듣는데 잘 쓰고있어요.
TV보면서 당신생각 합니다.
지금 창 밖을 내다보고 있소.
그때도 날씨가 희멀거니 우중충했지요.당신은 뭘 아는지 TV쪽만 바라봤지요. 이런 날씨가 싫어요.
15개월을 어떻게 견뎠나요.
살수있다는 믿음은 있었나요?
내나 애들이나 그날 그날 당신 보살피는것 외에 무엇하나 할수있는게 없었어요.
당신도 그런것을 알고 있었나요.
알고 있었겠지! 그래서 눈물도 흘렸겠지. 한숨도 쉬었겠지.
미안하고 죄송해요.
나 어떻게 해요.눈물이 납니다.
4시가 되었네요. 수진,현신이는 집에가고 클라라가 오지요. 운동 목욕을 시작하면서 저녁 돌보기가 시작됩니다.
6시 약, 저녁식사, 8:30약, 9:00 취침에들어가는 하루 마감입니다.
기가 막히고 눈물납니다.
살아난다는 기약이없는 시간들 이었지요.
오늘은 왜 내마음이 이런지요.
12/21
떠난후에 당신을 사랑합니다.
아픈동안에도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당신도 느꼈을겁이다
전에는 미처 천사처럼 착한 당신을 몰라봤습니다.
아픈동안 당신은 천사였습니다.
왜 그렇게 살았는지 후회되고 원통하고 슬픕니다.
이런 멍청한일이 어디 또 있나요.
불쌍해서 내가 견디기 힘듭니다.
12/29
수술하고 15개월여만에 당신은 가셨습니다.
그 기간은 투병이 아니었습니다.
그냥 생의 마지막날을 기다리는 어처구니없는 기간이었지요.
하지만 나에게 많은 느낌을 남겼습니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사랑이란 무엇인지. 부부란 무엇인지. 가족이란 무엇인지.
명예를 쌓고 부를 축적하고 나라를 위하고 거창하게 인류에 공헌하고등
12/31
당신이 떠난 금년겨울은 몹시도 춥습니다.
밤 낮으로 영하의 추운날씨가 계속되고 있읍니다.
마음이 더 우울하고 춥고 쓸쓸합니다.
오늘같은날 당신이 떠준 털모자가 아주 좋습니다.
그땐 고맙다는 말도 안한거같군요 . 고맙습니다.
이 모자가 좋은걸 너무 추우니까 알겠습니다.
당신없이 혼자 방안에 있으니 자꾸 창밖 허드슨강만 쳐다봅니다.
근래에 강이 얼지안았는데 올해엔 어름덩어리들이 떠내려올듯 합니다.
당신의 소중함을 이제서 알게되니 난 바보중의 바보인가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