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노대통령, 개인·공인 차이 알아야` [연합]
대통합민주신당 김부겸 의원은 31일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거부권 시사발언과 관련, "지난 28일 노 대통령의 긴급 기자회견을 보고 암울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며 "왜 개인의 양심과 공인의 양심이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정치.통일.외교.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같이 말한 뒤 "노 대통령이 '양심에 비춰 거부권이 행사될지도 모르겠다'고 말하는 대목에선 한숨이 절로 나왔다"며 "그럼 국회에 있는 의원들은 양심이 없어서 정부조직 개편에 대해 찬반 토론을 벌이고 처리문제를 논의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자기 양심이 시키는 대로 '나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하면 군대는 왜 가고, 장사는 어떻게 하며, 외교는 누가 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신당은 패배했고 패배의 현상적 요인은 반노(反盧) 정서, 본질적 요인은 경제였다"며 "저는 선배 '바보 노무현'이 대통령이 됐을 때 한국정치의 역동성과 진보성에 감동했는데 막상 대통령이 된 뒤 해가 갈수록 국민은 대통령의 일거수 일투족을 경원했고 인터넷에는 '노무현 탓이야'라는 댓글놀이가 유행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는 "노 대통령의 비극은 한편의 드라마처럼 대통령이 됐기 때문이다. 민주당 경선 돌풍,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 대통령 탄핵 역시 드라마틱하기 이를 데 없었다"며 "사람이 평생 한 번 겪을까 말까 한 행운을 세 번 연속 겪게 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나겠는가. 아마도 그것은 엄청난 자기 확신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노 대통령의 공은 탈권위주의, 깨끗한 정치 등이지만 이런 업적은 노 대통령이 스스로 변론하지 않아도 역사가 알아줄 것"이라며 "이제 (노 대통령은) 어제의 노무현을 있게 만든 국민의 가슴 속에서 다시 살아날 때까지 기다리면서 국가 원로의 역할을 준비해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김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향해서도 "노 대통령 비극의 교훈은 이 당선인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이 당선인 역시 엄청난 행운의 연속으로 대통령이 됐다"며 "여론조사라는 행운의 여신과 한나라당 경선 승리, 온갖 의혹사건으로부터의 면죄부가 있었고, (대선과정에선) 결정적 고비마다 큰 일이 터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저는 이 당선인에게서 엄청난 자기 확신의 기세를 느낀다"며 "하지만 이 당선인은 부디 '나의 행운이 곧 나의 옳음을 입증하는 하늘의 뜻'이라는 착각만은 말아달라"고 충고했다.
(서울=연합뉴스)
2008.01.31 15:51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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