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삽니다
수동식 필름카메라·턴 테이블 판매 늘어 “아날로그식 가전 통해 정신적 위로 느껴”
호경업 기자 hok@chosun.com입력 : 2007.06.12 23:56
첨단 기술로 무장한 IT제품에 밀려 멸종하는 듯했던 아날로그 제품이 부활하는 걸까요? 수동식 카메라 등 80~90년대의 대표 제품 판매가 최근 들어 늘고 있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수동식 필름 카메라입니다. 옥션은 올 들어 최근까지 2만여 대 가까이 판매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80년대 구(舊)소련에서 첩보용으로 개발한 수동식 카메라 ‘로모’는 사진을 한 장씩 찍을 때마다 손으로 필름을 돌리고, 수동으로 초점을 조절해야 하는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사진이 뿌옇게 나와 옛날 사진 느낌이 난다고 알려지면서 인기 상품이 됐습니다. 오래된 카페나 레스토랑의 상징물과 같은 턴테이블 판매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요즘은 단순히 LP판뿐 아니라 CD, 테이프까지 재생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옛 음악을 분위기 있게 즐기고 싶은 사람들의 구매가 늘면서 월평균 100여 대씩 나간다고 합니다. 브라운관 TV도 하루 평균 200여 대가 팔립니다. 주 구매층은 ‘실속파’ 직장인이나 자취생들입니다. 가전 업계에서도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들을 속속 내놓고 있습니다. 엡손코리아의 디지털 카메라(모델명 R-D1)의 경우, 수동식 카메라처럼 사용자가 직접 수동으로 거리계를 이용해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했습니다. 외관 또한 과거 필름카메라와 유사합니다. 옥션 가전 담당 정재필 과장은 “소비자들이 옛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아날로그식 가전을 통해 최신제품에서 느낄 수 없는 정신적 위로를 느끼곤 한다”며 “디지털 기기에 아날로그식 감성을 뜻하는 ‘디지로그’라는 용어처럼 디지털 시대에도 아날로그의 매력을 갖춘 제품의 인기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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